▶여행지 둘러보기

고산 윤선도 유적지인 전남 완도군 보길도 동백꽃

보라빛향 2010. 4. 27. 00:03

유혹하는 마지막 동백꽃

 

[데일리안 최진연 기자]동풍이 건듯 부니 물결이 곱게 인다
돛 달아라 돛 달아라
동호를 돌아보고 서호로 가자꾸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앞산이 지나가고 뒷산이 나아온다
윤선도어부사시사」중에서



◇ 바닥에 널부러진 동백꽃 ⓒ최진연 기자
고산 윤선도 유적지인 전남 완도군 보길도 세연정주변이 동백꽃으로 붉게 물들었다.
그곳에 들어서면 가장먼저 동백꽃이 사람을 반긴다. 동백꽃의 백미는 만개했다가 땅에 떨어진 모습이다. 4월이면 사라질 꽃송이지만 마지막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아름다운 자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완도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이면 보길도에 닿는다. 우리 선조 중 개인의 문학적 성과와 그 행적을 세밀하게 알 수 있도록 풍성한 유적을 남긴 이중, 최고봉은 윤선도가 아닐까한다. 「산중신곡」「어부사시사」등 빼어난 절창과 물에 씻은 듯 깨끗한 경관을 자랑하는 세연정이 이를 넉넉하게 증명한다.


◇ 보길도 세연정 ⓒ최진연 기자
그는 생의 절반을 유배와 은둔으로 보냈지만 결코 불행하지 않았다. 고산은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제주도로 향하던 중 보길도의 절경에 매료돼 머물게 됐으며 그의 주옥같은 작품이 이곳에서 창작됐다. 세연정은 윤선도가 직접 만든 정원으로 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정원양식을 취하고 있는 세연정은 군더더기 없이 초기상태로 보존돼 있다. 풍류를 아는 선비의 낭만적인 안목이 그윽하게 담겨져 아름답기 그지없다.

원래 있던 개천을 막아 물을 가둬 만든 세연지, 여기에 튼실하고 독특한 판석보란 돌다리도 놓았다. 우리나라 조원 유적 중 유일한 다리로서 연못의 물을 가두기 위해 만들었다. 건조 할 때는 다리가 되고, 물이차면 폭포가 돼 일정한 수면을 유지하도록 설치했다. 반반한 자연석으로 가설한 다리는 내부가 비어있어 누군가 쳐들어오면 말발굽 소리처럼 퉁퉁 울린다 해서 일명 굴뚝다리로 부르기도 한다.



◇ 세연정 굴뚝다리 ⓒ최진연 기자
정원을 둘러싼 동백숲은 한적한 멋을 풍긴다. 굴뚝다리 건너 산길을 10분정도 올라가면 옥소대가 있다. 커다란 바위는 마치 손으로 조각이라도 한 듯 돌문이 나오고 돌문을 지나면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평평한 바위가 나온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세연정은 마치 한 송이 동백처럼 아름답다.